부모가 자녀의 집을 마련할 때 돈을 보태고 오랜 기간 재산까지 관리해 온 경우, 자녀가 먼저 세상을 떠나 배우자와 상속을 나누게 되면 그 돈을 상속에서 어떻게 다룰지가 문제됩니다. 법정상속분은 가족관계에 따라 정해지지만, 재산이 만들어진 경위가 자료로 확인되면 실제 받는 몫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이 2014년 4월에 내린 2013느합165 심판이 그런 사건이었습니다. 어머니의 기여분이 70%로 정해지면서 법정상속분 5분의 2였던 어머니가 82%를, 5분의 3이었던 배우자가 18%를 받게 됐는데요. 어떤 사실이 어떤 근거로 인정됐는지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돈을 보탠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돈이 어떤 재산으로 이어졌는지가 자료로 확인돼야 합니다. 서울가정법원은 분양대금 절반을 대준 어머니의 기여분을 70%로 정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어머니가 받은 몫은 얼마였나

피상속인은 2008년 5월 24일 배우자와 혼인했고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었습니다. 2013년 3월 27일 피상속인이 사망하면서 어머니와 배우자가 공동상속인이 됐습니다.
남긴 재산은 아파트 한 채와 예금채권이었습니다. 아파트 시가가 5억 4,500만 원, 예금채권 합계가 2억 5,799만 1,392원으로 모두 8억 299만 1,392원이었습니다.
자녀가 없으므로 어머니가 5분의 2, 배우자가 5분의 3의 법정상속분을 갖습니다. 어머니가 기여분 결정을 청구했고 법원이 70%를 인정하면서, 두 사람이 실제로 나눠 갖는 비율은 82%와 18%가 됐습니다.
법이 말하는 특별한 기여는 무엇을 뜻하나

기여분은 민법 제1008조의2에 규정돼 있습니다. 공동상속인 가운데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피상속인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사람이 있을 때, 그 사정을 상속분 산정에 반영해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맞추려는 제도입니다.
법원은 이 심판에서 인정 기준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상속분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을 만큼 특별히 부양했다거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했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족이라면 으레 하는 정도의 도움과는 구별해서 본다는 뜻이죠.
절차도 함께 알아 두시면 좋아요. 기여분은 공동상속인의 협의로 정하는 것이 먼저이고, 협의가 되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을 때 가정법원이 정합니다. 그리고 기여분 청구는 상속재산분할 청구가 있는 경우 등에 할 수 있어서, 기여분만 따로 떼어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여섯 가지 사실
심판문에 적힌 인정 사실은 여섯 가지였습니다. 하나씩 보면 왜 70%라는 비율이 나왔는지 짐작이 되실 거예요.
첫째, 어머니는 피상속인의 모로서 피상속인이 사망할 때까지 함께 생활하며 뒷바라지했습니다.
둘째, 배우자는 혼인한 뒤에도 실제로 함께 생활한 기간이 6개월 가량에 불과했고, 피상속인은 한국에서 배우자는 필리핀에서 각각 따로 생활하던 중에 피상속인이 사망했습니다.
셋째, 어머니는 자기 소유 부동산을 임대해 받은 보증금 가운데 1억 4,860만 원을 피상속인에게 지급해, 아파트 분양대금 3억 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대금을 지원했습니다.
넷째, 2012년 5월 9일에 1,700만 원, 같은 달 22일에 1,1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예금채권이 만들어지는 데에도 보탰습니다.
다섯째, 20여 년간 피상속인의 급여를 주도적으로 관리하면서 부동산 투자와 금융상품 가입 등을 통해 재산 증가에 직접 기여했고, 함께 생활하며 기본적인 생활비를 부담해 재산 유지에도 기여했습니다.
여섯째, 배우자가 혼인 이후 5년 동안 생활비 등으로 지급한 돈은 합계 1,360만 원 가량이었고, 그마저도 대부분 다시 배우자에게 사업자금 명목으로 지급됐습니다.
보태 준 자금이 기여로 설명되려면
상담을 하다 보면 도와준 사실은 분명한데 그것을 어떻게 보여 드려야 할지 막막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돈을 보냈다는 사실 하나만 있으면 부족하고, 그 돈이 어디서 나와 어떤 재산이 됐는지가 이어져야 하거든요.
이 사건이 그 연결을 잘 보여 줍니다. 어머니가 가진 부동산에서 임대보증금이 나왔고, 그 돈이 아들에게 건너갔으며, 그것이 분양대금의 절반을 채웠습니다. 돈의 원천과 이동과 결과가 한 줄로 이어진 것입니다.
재산을 관리한 부분도 같습니다. 급여가 들어오던 계좌, 그 계좌에서 빠져나가 부동산과 금융상품이 된 내역, 함께 살며 부담한 생활비가 20여 년치 기록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인정될 수 있었습니다.
상속인이 배우자와 부모뿐인 사건의 법정상속분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자녀 없이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의 상속인 범위에서 이어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 자녀 명의 재산의 취득 시기와 취득가액 자료
• 부모 계좌에서 자녀에게 송금된 날짜와 금액
• 그 돈의 원래 출처를 보여 주는 자료
• 함께 거주한 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 자료
• 생활비를 누가 부담했는지 알 수 있는 지출 내역
• 다른 상속인이 부담한 금액이 있다면 그 내역
부모가 자녀 재산에 돈을 보탠 사건은 금액보다 그 돈이 무엇이 됐는지를 먼저 살핍니다. 이런 사건은, 서울가정법원·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로 13년간 가사 재판을 맡았고 대한변호사협회에 이혼·상속 전문변호사로 등록된 윤지상 대표변호사가 재판부에서 어떤 사실을 먼저 확인하는지 살피고,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형사 전문변호사인 노종언 대표변호사가 자금 흐름과 재산 형성 경위를 함께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기여분만 따로 청구할 수 있나요
어렵습니다. 민법 제1008조의2에 따르면 기여분 결정 청구는 상속재산분할 청구가 있는 경우 등에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도 기여분 결정과 상속재산분할이 함께 심리됐습니다.
돈을 보태 준 사실만 있으면 기여분이 인정되나요
그 사실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지급한 금액뿐 아니라 그 돈의 출처, 지원한 대상 재산, 20여 년의 관리 경위와 생활비 부담까지 함께 인정됐습니다.
이 사건의 70%가 다른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되나요
아닙니다. 법원은 상속재산의 가액과 기여의 방법·정도 등 그 사건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해 비율을 정합니다. 같은 유형이어도 자료가 다르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기여분은 얼마까지 인정될 수 있나요
민법 제1008조의2는 기여분이 상속이 개시된 때의 피상속인 재산가액에서 유증의 가액을 공제한 액을 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상속인끼리 협의로 기여분을 정해도 되나요
됩니다. 법은 공동상속인의 협의로 기여분을 정하도록 하고, 협의가 되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을 때 가정법원이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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