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이 개시된 뒤 채권자에게서 청구를 받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걱정은, 다른 상속인이 빠져나가 그 빚까지 자기 몫으로 넘어오는 것입니다. 상속포기 한정승인 채무 부담은 두 제도 중 무엇을 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름이 비슷해 서류를 확인하지 않은 채 서로 다른 제도를 같은 것으로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오늘 정리해 드릴 판결은 상속인 사이의 다툼에서 바로 그 지점이 문제가 된 사건입니다.
청주지방법원 2016가단105626 상속재산분할 사건은 2016년 11월 16일 선고됐고, 원고의 청구는 모두 기각됐습니다. 그중 한 청구가 다른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했다고 거짓으로 주장해 자신이 빚을 혼자 떠안게 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법원은 그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았고, 기록에서 확인된 것은 상속포기가 아니라 한정승인이었습니다. 어떤 자료를 언제 확인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해 드릴게요.
한정승인은 상속을 받되 물려받은 재산 범위에서만 빚을 갚는 것이고, 상속포기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 두 제도는 다른 상속인의 부담에 다르게 작용합니다.
형제가 포기하면 내 빚이 늘어나느냐는 질문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입니다. 형제가 상속을 포기하면 그 사람이 지고 있던 몫이 남은 상속인에게 넘어오는지, 그렇다면 자신이 갚아야 할 금액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묻습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그 형제가 법원에 실제로 무엇을 신고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법원에 하는 신고라는 점은 같지만 남는 효과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확인하지 않은 채 포기했다더라는 말만 듣고 다투기 시작하면, 나중에 기록을 열어 봤을 때 자기 주장이 사실과 어긋나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채권자가 보낸 소장, 그 사건의 판결문, 상대가 제출한 서면은 대부분 열람이나 복사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상속포기 한정승인 채무 문제를 다툴 때 첫 작업은 그 서류를 손에 넣는 것입니다.
신고 내용은 상속인 본인이 아니어도 확인할 방법이 있습니다. 채권자가 낸 소송이 이미 진행됐다면 그 사건 기록에 상대가 어떤 서면을 냈는지 남아 있고, 어느 법원에 무엇을 신고했다고 주장했는지도 그 서면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끼리 전해 들은 말과 기록에 남은 문장이 다를 수 있으므로, 다투기 전에 이 대조부터 해 두시기 바랍니다. 대조 결과에 따라 다툴 상대와 다툴 내용이 달라져요.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효과가 다릅니다

상속포기를 하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됩니다(민법 제1042조). 상속인이 아니게 되므로 그 사람이 받았을 몫은 남은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민법 제1043조). 형제가 포기하면 내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걱정은 이 두 조문에서 나옵니다.
한정승인은 상속을 받되, 물려받은 재산의 범위에서만 채무를 갚는 신고입니다(민법 제1028조). 한정승인을 한 사람은 여전히 상속인이므로 그 사람의 몫이 다른 상속인에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상속의 승인과 포기는 정해진 기간 안에 해야 하는데(민법 제1019조), 그 기간을 언제부터 세는지와 뒤늦게 빚을 알게 된 경우의 요건은 사건마다 달라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름이 비슷해도 남는 결과가 이렇게 다릅니다.
두 제도는 법원에 신고한다는 겉모습이 닮아 있어 서류를 직접 보지 않으면 구별되지 않습니다. 상속인 사이의 대화에서는 빚 때문에 정리했다는 말로 뭉뚱그려 표현되는 일이 많은데, 그 말만으로는 포기인지 한정승인인지 알 수 없습니다. 남은 상속인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은 앞의 경우이고, 뒤의 경우에는 상속인 수가 그대로여서 각자의 몫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두 제도를 구별해야 자기가 무엇을 다퉈야 하는지 정해집니다.
이 사건에서 다퉈진 것
원고는 망인의 배우자이고, 피고는 망인의 자녀입니다. 원고는 망인에게 농약을 공급한 사람이 낸 청주지방법원 괴산군법원 2015가소933호 물품대금청구사건에서 피고가 자신들은 상속을 포기하였다고 허위로 주장했다고 했습니다. 그로 인해 원고가 단독으로 농약대금 채무를 상속받게 되어 295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원고 자신의 상속지분을 공제한 1,966,667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습니다.
이 청구는 상속포기의 효력을 다투는 내용이 아닙니다. 다른 상속인이 재판에서 사실과 다른 말을 해 자기에게 손해가 생겼다는 배상 청구입니다. 그래서 법원이 판단할 대상도 상속포기가 유효한지가 아니라, 피고가 그런 주장을 실제로 했는지였습니다. 원고가 같은 소송에서 낸 다른 청구들과 마찬가지로 이 청구도 증거의 문제에서 결론이 났습니다.
이 사건의 주문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원고는 부동산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와 두 건의 금전 지급을 함께 구했고, 농약대금에 관한 1,966,667원 청구는 그중 마지막 항목이었습니다. 청구취지에는 2014년 8월 9일부터의 지연손해금도 함께 적혀 있었지만, 법원의 판단이 그 계산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청구를 뒷받침할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면 금액 계산은 아예 다뤄지지 않습니다.
법원이 확인한 것은 포기가 아니라 한정승인이었습니다
법원은 갑 제15호증의 3에 의하면 위 사건에서 원고에 대한 판결이 선고된 사실은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원고가 그 사건에서 지급 판결을 받았다는 사정 자체는 확인된 것입니다. 그러나 피고가 상속을 포기하였다고 허위로 주장하였다는 점은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배상 청구의 전제가 되는 사실 자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법원은 갑 제15호증의 1, 2에 의하면 피고가 그 사건에서 「한정승인 신고를 하였고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적었습니다. 원고는 상대가 상속포기를 주장했다고 믿고 소송을 냈는데, 기록에 남아 있던 것은 한정승인이었습니다. 한정승인은 상속인 지위를 유지한 채 책임의 범위만 제한하는 신고이므로, 그 신고를 이유로 남은 상속인의 부담이 늘어난다고 보기 어려워요. 상속포기 한정승인 채무를 다툴 때 두 제도를 섞어 부르면 주장 자체가 어긋난다는 것을 이 사건이 그대로 보여 줍니다.
다만 피고의 한정승인 신고가 수리됐는지, 그 물품대금 사건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끝났는지는 판결문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망인의 다른 자녀들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했는지도 판결문은 따로 적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에서 확인되는 것은 피고가 그 사건에서 한정승인 신고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는 점까지입니다.
허위 주장을 이유로 배상을 구하려면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유로 배상을 구하려면 그 행위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자기에게 손해가 생겼다는 점을 청구하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민법 제750조). 이 사건에서 원고는 첫 항목에서 막혔습니다. 피고가 상속포기를 주장했다는 사실이 증거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손해액을 얼마로 볼지는 판단 대상에 오르지도 않았습니다.
같은 판결에서 원고는 부동산 지분 이전과 버섯, 차량, 과태료에 관한 배상도 함께 청구했는데, 청구마다 증명해야 할 내용이 달라 각각 다른 이유로 기각됐습니다. 등기부에 매매라고 적힌 부동산을 증여라고 다투는 문제는 매매로 등기된 재산을 증여라고 다투려면 무엇을 증명해야 하나요에서, 그 재산을 유류분에 넣을 수 있는지는 등기부에 매매라고 적힌 부동산도 유류분에 넣을 수 있나요에서 따로 정리해 뒀어요. 하나의 사건이라도 청구가 여러 개면 증거도 청구별로 나누어 준비해야 합니다.
허위 주장이 있었다고 보려면 그 사람이 어느 서면에서 무슨 문장을 썼는지까지 특정해야 해요. 이 사건에서 제출된 자료로 확인된 문장은 상속포기가 아니라 한정승인 신고를 했고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 없다는 주장이었고, 원고가 전제로 삼은 문장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았어요. 상대의 말이 사실과 다르다고 다투려면 그 말이 담긴 서면 자체를 먼저 확보해 두어야 해요. 서면 없이 기억에 의지해 주장을 세우면 이 사건과 같은 결말을 맞습니다.
채권자에게 청구를 받았다면 확인할 순서
먼저 채권자가 청구하는 채무가 망인의 것인지, 금액과 발생 시점이 어떻게 되는지 서류로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다른 상속인이 법원에 무엇을 신고했는지 확인합니다. 상속포기인지 한정승인인지, 신고가 언제 접수됐는지는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확인해야 해요. 이미 진행된 소송이 있다면 그 사건의 소장과 판결문, 상대가 낸 서면을 함께 확보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다음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기간과 함께 확인해요. 승인과 포기에는 기간이 있고(민법 제1019조), 기산점을 언제로 볼지에 따라 남은 기간이 달라지므로 개별 사건에서 따져야 합니다. 상속포기 한정승인 채무 부담을 조정하려면 이 확인을 끝낸 뒤에 어떤 신고를 할지 정하는 것이 순서죠. 참고로 이 판결은 2016년에 선고된 것이므로, 지금 진행되는 사건에 그대로 대입하기 전에 현행 규정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이 끝나면 자기 사건에서 다툴 지점이 어디인지 분명해집니다. 채무 자체를 다툴 것인지, 자신이 부담할 범위를 제한할 것인지, 다른 상속인의 신고 내용을 문제 삼을 것인지에 따라 모아야 할 자료가 달라져요. 세 가지를 한꺼번에 주장하면 각각의 증명이 흩어져 어느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어요. 이 사건에서 다섯 개 청구가 각각 다른 이유로 기각된 것도 청구마다 증명할 내용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 피상속인의 사망일과 상속인 관계가 확인되는 가족관계증명서
• 다른 상속인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했다면 그 신고 서류
• 채권자로부터 받은 소장이나 지급명령 등 서류
• 피상속인의 재산과 채무를 정리한 목록
상속 채무가 걸린 사건은 누가 어떤 신고를 했는지에 따라 남은 사람의 부담이 달라집니다. 가족 사이에 재산이 오간 상속 사건은, 서울가정법원 판사·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로 13년간 가사 사건을 맡은 윤지상 대표변호사가 재판부에서 등기와 금융거래를 어떤 순서로 대조하는지 짚어 보고,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형사 전문변호사인 노종언 대표변호사가 재산 이전 경위와 관련 절차를 함께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형제가 상속을 포기하면 제 채무 부담이 늘어나나요
상속포기를 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되고(민법 제1042조), 그 몫은 남은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민법 제1043조). 그래서 다른 상속인이 실제로 포기 신고를 하고 그 효력이 인정된다면 남은 사람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가 포기를 했는지 한정승인을 했는지는 기록으로 확인해야 하고, 이 사건처럼 실제로는 한정승인이었던 경우도 있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법원과 사건번호까지 확인해 두면 이후 다툼에서 근거로 쓸 수 있습니다.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의 몫도 저에게 넘어오나요
한정승인은 상속을 받되 물려받은 재산의 범위에서만 채무를 갚는 신고입니다(민법 제1028조). 한정승인을 한 사람은 상속인 지위를 유지하므로, 그 몫이 다른 상속인에게 넘어가는 제도가 아닙니다. 상대가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고 다투는 것과 자신은 상속인이 아니라고 다투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상대가 어느 쪽을 신고했는지에 따라 자신이 준비할 자료와 주장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이 판결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의 효력을 판단한 것인가요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다퉈진 것은 피고가 그 물품대금 사건에서 상속을 포기했다고 허위로 주장했는지였고, 법원은 그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의 한정승인 신고가 수리됐는지, 그 사건이 어떻게 끝났는지는 이 판결문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 판결에서 확인되는 것은 그 사건 기록에 한정승인 신고를 했다는 주장이 남아 있다는 점까지입니다.
다른 상속인이 재판에서 거짓 주장을 했다면 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그 주장이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손해가 생겼다는 점을 청구하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민법 제750조). 상대가 제출한 서면과 그 사건의 판결문이 기본 자료가 되고, 증명이 되지 않으면 손해액 판단에는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청구가 기각된 이유도 그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증명하지 못했다고 해서 상대의 행위가 없었다고 확정되지는 않지만, 배상 청구는 그 지점에서 끝납니다.
지금 채권자에게 청구를 받았는데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채권자가 보낸 서류로 채무의 내용과 금액을 확인하고, 이미 진행된 소송이 있다면 소장과 판결문, 상대가 제출한 서면을 함께 확보하십시오. 다른 상속인이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중 무엇을 신고했는지는 법원 기록으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승인과 포기에는 기간이 있으므로(민법 제1019조), 자료를 모으는 동안 남은 기간도 함께 계산해 두시기 바랍니다. 확인한 내용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면 상담에서 검토할 사항이 분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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