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교섭권 일정은 부모가 협의해서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협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이 판결 주문에 직접 적어 넣습니다. 오늘 정리해 드리는 부산가정법원 2018드합200030(본소), 2018드합200047(반소) 판결은 어느 쪽도 면접교섭을 청구하지 않았는데 재판부가 직권으로 일시와 장소, 데리러 가고 데려다 주는 방법까지 정한 사건입니다. 2020. 8. 20. 선고된 판결입니다.
이 글에서는 사건이 어떤 흐름으로 진행됐는지, 주문 제7항에 무엇이 어떻게 적혔는지, 민법 제837조의2가 면접교섭을 누구의 권리로 정하고 있는지를 차례로 짚어 드리겠습니다. 판결문에 적힌 범위 안에서만 정리하고, 그 밖의 사정은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된다는 점을 함께 적어 두겠습니다. 면접교섭은 이혼 절차에서 뒤로 밀리기 쉬운 항목인데, 이 판결은 그 부분을 재판부가 먼저 정리해 둔 사건입니다.
면접교섭은 당사자가 청구하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일시·장소·방법까지 정할 수 있고, 양육자에게는 협조 의무와 방해 금지 의무가 함께 따릅니다.
별거 뒤 아이를 만나는 문제가 어떻게 정리됐나

부부가 센터를 함께 운영하면서 갈등을 겪다가 별거에 이른 사건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미성년 자녀가 2명 있었고, 별거가 시작된 뒤로는 아내가 자녀들을 데리고 생활했습니다. 재판부는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혼 자체는 남편이 먼저 낸 본소가 아니라 아내가 낸 반소에 의해 성립했습니다. 남편의 본소 이혼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정리해 보면 이혼을 구하는 청구는 양쪽 모두 냈지만, 판결 주문에 남은 것은 반소에 의한 이혼입니다. 면접교섭도 이 판결 주문에서 하나의 독립된 항목으로 들어갔습니다.
면접교섭이 판단 대상이 되는 시점은 자녀를 직접 키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나뉘는 때부터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자녀들을 키우는 사람으로 아내가 정해졌고, 남편은 자녀들을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 곧 비양육친이 되었습니다. 재판부가 면접교섭을 정한 것도 바로 이 지점에서였습니다.
재판부는 자녀에 관한 사항을 판단하면서 면접교섭도 같은 판결 안에서 함께 정했습니다. 부모 사이의 다툼이 길어진 사건일수록 자녀가 비양육친을 언제 만날지는 뒤로 밀리기 쉬운데, 이 판결은 만남의 시각과 장소까지 주문에 적어 두었습니다. 판결이 끝난 뒤 두 사람이 다시 마주 앉아 처음부터 협의해야 하는 부담을 그만큼 덜어 준 형태입니다.
자녀를 누가 키울지를 두고 맞선 주장

양쪽 모두 이혼을 원했고, 자녀들을 자신이 키우겠다는 점에서도 주장이 맞섰습니다. 남편은 본소로 이혼과 함께 자녀들을 자신이 키우겠다는 취지의 청구를 했고, 아내는 반소로 이혼과 함께 자신이 자녀들을 키우겠다는 취지의 청구를 했습니다. 서로 상대방에게 자녀를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이 정면으로 부딪힌 사건입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부정행위가 있었고 그 때문에 혼인이 파탄됐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보아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양쪽이 낸 청구를 모두 모아 놓고 보면 면접교섭을 구하는 청구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서로 자신이 키우겠다고 다투는 사건에서 상대방과 자녀가 앞으로 어떻게 만날지까지 미리 적어 내기란 쉽지 않아요. 저희가 상담에서 자주 확인하는 부분도 여기입니다. 면접교섭권 일정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물어보시는 분들 대부분은 누가 키울지에 관한 다툼이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야 그 질문을 꺼내십니다.
청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만남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녀를 자신이 키우겠다고 다투는 동안에는 상대방이 자녀를 만나는 방법을 먼저 적어 내기가 어렵고, 결과가 나온 뒤에야 그 질문이 남습니다. 이 사건 재판부가 청구를 기다리지 않고 면접교섭을 정한 것은 그 순서를 앞당겨 정리해 준 셈입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에 만남 문제만으로 다시 법원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을 줄여 주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면접교섭을 정하며 근거로 삼은 사실
재판부가 면접교섭을 정하면서 근거로 삼은 사실은 많지 않습니다. 남편이 자녀들을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라는 점, 그리고 면접교섭이 자녀들의 복리에 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판결문은 남편이 비양육친으로서 자녀들의 복리에 반하지 않는 한 자녀들과 면접교섭할 권리가 있다고 적었습니다. 복리에 반하는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만남 자체를 막을 이유는 없다고 본 판단입니다.
여기에 더해 자녀들의 나이와 지금까지의 양육 상황, 당사자들의 의사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자녀의 나이에 따라 이동 시간과 숙박이 자녀에게 어느 정도 부담이 되는지가 달라지고, 자녀가 자랄수록 본인의 의사와 학교 일정도 함께 놓고 보게 됩니다. 자녀가 둘이면 두 아이의 나이와 생활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점까지 하나의 일정 안에 담아야 해요. 같은 항목을 고려하더라도 정해지는 내용이 사건마다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인정사실에는 두 사람이 별거를 이어 오고 있다는 점도 들어가 있습니다. 별거가 길어지면 자녀와 비양육친이 언제 어떻게 만날지가 정리되지 않은 채로 시간만 지나갑니다. 재판부가 만남의 시각과 장소를 직접 적어 둔 이유도 이 부분과 이어집니다.
반대로 판결문에 적히지 않은 사정은 이 판단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상담에서는 상대방의 태도나 주변 사람들의 말을 길게 전해 주시는 경우가 많은데, 면접교섭을 정할 때 실제로 확인되는 것은 자녀의 나이와 양육 상황, 그동안 자녀와의 만남이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 같은 부분이죠. 자료로 남길 수 있는 내용을 먼저 정리해 두시면 도움이 됩니다. 정리해 오신 자료가 재판부가 고려한다고 밝힌 항목들과 맞닿아 있을수록 상담에서 확인할 내용도 분명해집니다.
청구가 없어도 직권으로 정한 이유
면접교섭은 당사자의 청구가 있어야만 정해지는 사항이 아닙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면접교섭을 직권으로 정했습니다. 판결문의 해당 항목에도 면접교섭 옆에 직권이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근거 조문은 민법 제837조의2입니다. 이 조문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 일방과 자녀에게 서로 면접교섭할 권리가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면접교섭이 어른 한쪽의 권리에 그치지 않고 자녀의 권리이기도 하다는 뜻이죠. 부모가 청구하지 않았더라도 재판부가 자녀 쪽 권리를 놓고 판단해 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녀의 권리라는 말은 자녀도 부모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면서, 부모가 서로 감정이 상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만남을 없애기로 정해 버릴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고 판단된 사건인데도 면접교섭이 인정된 점도 같은 이유에서 이해하시면 됩니다. 판단 기준은 부모 사이의 잘잘못이 아니라 자녀의 복리입니다. 부부 사이의 책임 문제와 자녀가 부모를 만날 권리는 별개로 다뤄집니다.
면접교섭권 일정을 요일과 시각까지 적어 둔 이유는 실행 단계에 있습니다. 만날 수 있다는 문장만 남으면 언제 어디서 만날지를 두고 다시 협의를 해야 하고, 그 협의가 되지 않으면 기다리는 쪽은 결국 자녀가 됩니다. 몇째 주 무슨 요일인지가 적혀 있으면 매달 날을 새로 잡지 않아도 되고, 시각까지 적혀 있으면 몇 시에 데리러 오기로 했는지를 두고 다투지 않아도 됩니다. 판결 주문에 숫자가 들어가면 그 뒤의 협의가 훨씬 단순해집니다.
2박 3일 일정과 인계 방법까지 특정한 주문
주문은 남편이 자녀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자녀들을 면접교섭할 수 있다고 정했습니다. 이어서 아내는 그 면접교섭에 적극 협조하여야 하며 이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적었습니다. 비양육친의 권리와 양육자의 의무가 한 항목 안에 나란히 들어간 형태입니다.
일시는 매월 첫째 주 금요일 18:00부터 일요일 18:00까지 2박 3일입니다. 몇째 주인지, 무슨 요일 몇 시부터 몇 시까지인지, 며칠을 자고 오는지까지 모두 특정되어 있습니다. 달력을 펴 놓고 바로 표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적힌 셈입니다. 기간은 자녀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로 잡혀 있어, 지금 정해진 내용이 여러 해에 걸쳐 이어집니다.
장소와 방법은 더 구체적입니다. 남편이 자녀들의 주거지 또는 아내와 협의한 장소로 자녀들을 데리러 가고, 남편의 주거지 또는 남편이 책임질 수 있는 장소에서 면접교섭을 한 다음, 아내의 주거지 또는 양측이 협의한 장소로 자녀들을 다시 데려다 주는 방법입니다. 데리러 가는 사람과 데려다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만나고 어디로 돌아오는지까지 정해 두면 당일에 서로 연락이 닿지 않아 생기는 다툼이 줄어듭니다. 주거지를 기본으로 적으면서 협의한 장소도 함께 열어 둔 이유는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 중간 지점을 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데려다 주는 장소까지 적혀 있으면 자녀도 어디에서 누구를 기다리면 되는지 미리 알고 움직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양측이 사전에 협의하여 면접교섭의 일정과 장소, 방법 등을 변경할 수 있고, 자녀들의 복리를 최대한 존중하여 면접교섭을 실시한다고 정했습니다. 주문에 적힌 내용을 고정된 틀로만 두지 않고, 협의가 되면 사정에 맞춰 바꿀 수 있도록 열어 둔 부분입니다. 진학이나 이사처럼 생활에 변화가 생기는 때를 염두에 둔 문장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자녀들의 복리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부분은 그 변경을 판단할 기준까지 미리 정해 둔 문장입니다. 정해진 날에 자녀가 아프거나 학교 행사가 겹칠 때 무엇을 먼저 볼지 물어보시면, 이 문구가 그 답을 부모의 편의가 아니라 자녀 쪽에 두고 있습니다.
면접교섭권 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
첫째, 면접교섭은 청구 여부와 무관하게 판결 주문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 사건처럼 재판부가 직권으로 정하면 당사자가 따로 구하지 않았더라도 주문에 그대로 남습니다. 소장이나 답변서에 면접교섭을 적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만남이 정해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자녀와 부모가 만나는 문제를 부모의 청구 여부에만 맡겨 두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둘째, 주문에 적힌 면접교섭권 일정은 그다음 협의의 기준이 됩니다. 협의로 바꿀 수 있게 열려 있더라도 협의가 되지 않으면 주문에 적힌 내용이 그대로 기준입니다. 기준을 두고 하는 협의와 아무 기준 없이 하는 협의는 진행되는 방식이 다릅니다.
셋째, 양육자에게는 적극 협조 의무와 방해 금지 의무가 함께 부과됩니다. 적극 협조는 자녀를 준비시켜 약속한 시각에 내보내고 연락에 응하는 부분까지 포함하는 의무입니다. 방해 금지는 만나기로 한 날을 자꾸 미루거나 자녀와 연락이 닿지 않게 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의무입니다. 두 의무가 나란히 적힌 이유는 협조하지 않는 방식과 적극적으로 막는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죠. 반대로 비양육친도 정해진 시각과 장소를 지켜야 협조를 요구할 수 있어요.
면접교섭 문제로 상담을 준비하신다면 자녀의 나이와 학교 일정, 양쪽 주거지 사이의 이동 시간, 지금까지 자녀와 어떤 방식으로 만나 왔는지를 정리해 두시면 좋아요. 재판부가 고려한다고 밝힌 사정들과 겹치는 자료입니다. 다만 어떤 내용으로 정해질지는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되므로, 이 판결의 2박 3일을 그대로 기대하고 준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를 만나는 문제와 별도로, 별거 기간에 혼자 부담한 비용을 정산받는 방법도 함께 확인해 두시면 좋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별거 기간 혼자 키운 양육비, 이혼 판결에서 한 번에 정산받는 방법에서 이어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 지금까지 아이를 만난 날짜와 방식이 정리된 기록
• 만남이 거절되거나 조정된 상황이 담긴 문자·통화 내역
• 아이의 학교·학원 일정표와 주말 활동 일정
• 데리러 가고 데려다 주는 길과 걸리는 시간이 정리된 메모
아이를 만나는 문제는 이혼 조건이 정해진 뒤에도 계속 남는 쟁점입니다. 폭언·폭행에 따른 유책과 재산분할 계산이 함께 다퉈지는 이혼 사건은, 서울가정법원 판사·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윤지상 대표변호사가 재판부에서 어떤 사정을 먼저 확인하는지 짚어 보고,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형사 전문변호사인 노종언 대표변호사가 형사 절차 기록과 재산 자료를 함께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면접교섭을 청구하지 않았는데도 법원이 정할 수 있나요?
정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양쪽 모두 면접교섭을 구하는 청구를 하지 않았지만 재판부가 직권으로 일시와 장소, 방법을 정했습니다. 민법 제837조의2가 면접교섭을 자녀와 비양육친 양쪽의 권리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청구서에 적어야만 판단한다면 정작 자녀의 권리가 빠질 수 있어, 재판부가 직권으로 정할 수 있게 열어 둔 것입니다.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쪽도 자녀를 만날 수 있나요?
이 사건에서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은 남편에게 있다고 판단됐지만 면접교섭은 그대로 인정됐습니다. 판단 기준이 부모 사이의 책임이 아니라 자녀의 복리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녀의 복리에 반한다고 볼 사정이 있으면 내용이 달라지므로,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됩니다. 부모 사이의 책임과 자녀의 복리는 서로 다른 항목으로 판단된다고 정리해 두시면 됩니다.
2박 3일이 일반적인 기준인가요?
아닙니다. 이 사건 주문이 매월 첫째 주 금요일 18:00부터 일요일 18:00까지로 정해진 것이고, 다른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는 기준은 아닙니다. 재판부는 자녀들의 나이와 양육 상황, 당사자들의 의사 등을 고려해 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숙박 여부와 횟수까지 포함해 사건마다 다르게 정해집니다.
주문에 적힌 면접교섭권 일정을 나중에 바꿀 수 있나요?
이 사건 주문은 양측이 사전에 협의하여 일정과 장소, 방법 등을 변경할 수 있다고 정했습니다. 협의가 되면 그에 맞춰 조정하시면 되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주문에 적힌 내용이 기준이 됩니다. 협의로 바꾼 방식이 한동안 이어지더라도 다툼이 생기면 주문에 적힌 내용으로 돌아가므로, 변경한 날짜와 이유를 서로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남겨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양육자가 만남을 막으면 어떻게 되나요?
이 사건 주문은 양육자에게 면접교섭에 적극 협조할 의무와 이를 방해하지 않을 의무를 함께 정했습니다. 실제로 지켜지지 않을 때 어떤 방법을 택할지는 자녀의 나이와 그동안의 이행 상황, 남아 있는 자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연락 내역과 실제로 만난 날짜를 정리해 두신 뒤 상담에서 함께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주문에 시각과 장소가 특정되어 있으면 무엇이 지켜지지 않았는지 설명하기도 수월해집니다.
📘 변호사가 직접 쓴 심화 칼럼 「양육자에게 폭언하는 전 배우자, 면접교섭을 제한할 수 있나요」 › 이 주제를 법무법인 존재 블로그에서 더 깊이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