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잘못을 늘어놓으면 이혼 책임이 정해질 것 같은데요. 오랜 별거가 있었던 사건에서는 그 기간에 양쪽이 무엇을 했는지가 함께 확인됩니다.
대구가정법원 2013드단6331 판결(2014년 1월 28일 선고)이 그 판단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어떤 취지인지 짚어 드릴게요.
오랜 별거 동안 양쪽 모두 회복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탄 책임이 대등하다고 봅니다. 이 사건이 그 판단을 보여 줍니다.
판결문이 든 문장

원고와 피고 모두가 18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별거생활을 하면서 서로 혼인관계 회복을 위해 특별히 노력을 기울인 바가 없다면,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이 어느 한 쪽에게만 있고 다른 쪽은 책임이 없다거나, 양쪽 모두 책임이 없다고 보기 어렵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쪽에게 대등한 정도로 책임이 있다
한쪽만 잘못했다고 보기도, 양쪽 다 잘못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대등하다고 정리했습니다.
대등하다는 판단이 왜 중요한가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뒤집어 보면 책임이 대등하다고 인정될 경우 그 원칙에 걸리지 않게 돼요.
이 사건에서도 파탄이 인정되면 청구한 쪽의 책임이 상대의 책임보다 더 무겁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이혼청구는 인용되어야 한다는 법리가 먼저 적혀 있어요.
그럼 회복 노력은 무엇으로 보나
이 사건에서 상대는 다복하게 살아보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했고, 시모의 생신과 명절에 맞춰 선물을 배송했으며, 각종 기일에 아이들을 올려 보내 안부를 전하고 유선통화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그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설령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 혼인관계 회복을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안부 연락과 관계 회복 시도는 다르게 본 것입니다.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 별거가 시작된 시점과 그 무렵의 상황
- 재결합을 시도한 시기와 그 결과
- 연락이 오간 기록과 빈도
- 함께 지낸 시간이나 방문 사실
- 상담이나 중재를 시도한 기록
- 상대가 회복을 거부한 정황이 있다면 그 기록
상대의 잘못을 적은 목록보다 이 흐름이 먼저입니다. 재판부가 확인하는 것이 결국 이 시간표거든요.
• 별거가 시작된 시점과 그 경위
• 재결합을 시도한 시기와 결과
• 연락이 오간 기록과 그 빈도
• 각자의 경제활동과 생활을 보여 주는 자료
• 회복을 위해 한 일을 시간 순으로 적은 메모
한쪽의 잘못만 강조해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사건입니다. 장기 별거 사건은, 서울가정법원·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로 13년간 가사 재판을 맡은 윤지상 대표변호사가 재판부에서 어떤 사실을 먼저 확인하는지 살피고,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형사 전문변호사인 노종언 대표변호사가 형사 절차와 맞물리는 부분을 함께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상대가 먼저 집을 나갔는데도 대등한가요?
별거의 시작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시작 경위와 별개로 그 뒤 오랜 기간 양쪽 모두 회복 노력을 하지 않은 점이 함께 평가됐습니다.
Q2. 저는 연락을 계속했는데 인정 안 되나요?
연락의 내용과 빈도가 함께 확인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안부 연락과 선물 배송만으로는 충분한 노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됐습니다.
Q3. 대등하다고 하면 누가 유리한가요?
이혼을 구하는 쪽이 유책배우자 원칙에 걸리지 않게 됩니다. 다만 그 판단은 사건마다 다르므로 별거 기간과 양쪽의 사정을 함께 보셔야 해요.
Q4. 회복 노력을 어떻게 남겨 두나요?
만난 날짜와 오간 대화를 그때그때 기록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상담 기관을 이용하셨다면 그 확인서도 자료가 됩니다.
Q5. 이 판결이 일반적인 기준이 되나요?
아닙니다. 대구가정법원의 개별 1심 판단이고, 약 18년의 별거를 전제로 한 결론입니다. 기간이 짧거나 노력이 자료로 남은 사건에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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