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함께 살다 상대가 혼자 한 혼인신고, 무효가 될까요

2026년 08월 10일

상대방이 제 도장과 주민등록증을 가져가 혼자 혼인신고를 했다면, 그 혼인이 무효인지부터 궁금해지실 텐데요. 이 질문은 신고 이후 사이가 나빠졌는지가 아니라 신고를 하던 그 시점에 혼인의사가 있었는지, 그리고 두 사람이 그때까지 어떤 관계였는지를 자료로 확인한 뒤에야 답이 나옵니다.

부산가정법원이 2016년 7월 15일 선고한 2014드단11112(본소)·2016드단4576(반소) 판결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17년을 함께 산 두 사람 중 한쪽이 상대의 도장과 주민등록증으로 혼인신고를 했고, 상대는 혼인무효를 구했지만 법원은 그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어떤 사실을 보고 그렇게 판단했는지 정리해 드릴게요.

💡 한 줄 답변
도장을 누가 찍었는지가 아니라 신고 당시 혼인의사가 있었는지로 판단합니다. 사실혼 관계였다면 혼인의사가 추정될 수 있습니다.
본 글의 범위
이 글은 이혼에 따른 위자료·재산분할·양육 문제에서 다뤄지는 법률 쟁점을 다룹니다. 구체적인 세액 계산·신고·세무조사 대응은 세무사·회계사 고유 영역으로, 법무법인은 법률 자문 범위에서 협력 세무사와 함께 검토를 지원합니다.

이 사건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일방 혼인신고 일러스트

판결문에 인정된 사실만 시간 순으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1997년 12월경 — 두 사람이 내연 관계로 지내기 시작
  • 1998년 12월 7일 — 부산 소재 아파트를 한쪽(원고) 명의로 매수해 그 집에서 동거 시작
  • 2013년 7월경 — 원고가 다른 사람과 내연관계에 있던 사실이 피고에게 발각
  • 2013년 8월 10일경·19일경 — 피고가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하자 원고가 두 차례 폭행, 피고는 치아탈구 등 상해. 원고는 구약식으로 벌금 200만 원을 고지받음
  • 2013년 8월 23일 — 피고가 주거지에 있던 원고의 도장과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가 혼인신고서에 날인하고 사상구청장에게 혼인신고
  • 2014년 4월경 — 원고가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를 바꿔 피고의 출입을 막음. 이후 별거
  • 2014년 5월 27일 — 원고가 이혼청구의 소를 제기(법률상 부부임을 전제)
  • 2014년 7월 8일 — 청구취지변경서를 내 혼인무효확인 청구로 변경

마지막 두 줄을 눈여겨보실 필요가 있어요. 처음에는 부부임을 전제로 이혼을 구했다가, 두 달쯤 뒤에 혼인 자체가 무효라는 쪽으로 청구를 바꿨습니다. 소송 도중 주장이 바뀐 사정도 법원이 함께 보게 됩니다.

법원은 왜 혼인이 유효하다고 보았나

창가 책상에 놓인 도장과 서류를 표현한 사진

재판부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판결문의 법리 부분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배우자 일방이 혼인신고서를 작성하였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동의나 승낙을 얻었거나 상대방에게 혼인의 의사가 존재하고 있었을 때에는 일방이 한 혼인신고도 유효하다

첫째, 이 사건에서는 혼인신고서 작성에 원고의 승낙이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명시적인 승낙이든 묵시적인 승낙이든 있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둘째, 설령 승낙이 없었더라도 결론은 같다고 보았습니다. 사실혼 관계에 있는 당사자 한쪽이 혼인신고를 한 경우, 상대방이 혼인의사를 명백히 철회했거나 사실혼 관계를 해소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정이 인정되지 않으면 혼인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는 그런 사정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결론이 나뉘는 부분이 분명해집니다. 도장을 누가 찍었는지보다 신고 시점에 혼인의사를 거둬들인 사실이 있었는지가 결론을 좌우해요.

사실혼이었는지 단순 내연관계였는지도 다투어집니다

원고는 두 사람이 사실혼이 아니라 단순한 내연관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혼이 아니라면 위에서 본 혼인의사 추정이 적용되지 않으니, 방어 방법으로는 자연스러운 주장입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가사조사보고서의 기재, 동거기간, 경제적 유대관계에 비추어 단순 내연관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사람은 1998년부터 같은 집에서 살았고, 그 기간이 약 17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는 “같이 살았다”는 말만으로 부족합니다. 주소가 같았는지, 생활비를 어떻게 나눴는지, 주변에서 부부로 알고 있었는지가 자료로 남아 있어야 하거든요.

형사사건 결과는 어떻게 쓰였나

원고는 피고가 혼인신고서를 위조하고 행사했다며 형사고소했습니다. 그 결과는 이렇습니다.

  • 2015년 7월 2일 — 부산지방법원 2015고정974, 혼인신고서 작성에 원고의 승낙이 있었다는 피고 주장이 받아들여져 무죄
  • 2016년 2월 17일 — 검사 항소, 부산지방법원 2015노2283으로 항소기각, 그 무렵 확정

가사재판부는 이 형사판결 결과를 인정사실의 하나로 삼아 승낙이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형사재판과 가사재판은 판단하는 대상이 다릅니다. 형사는 서류를 작성하고 행사한 데 승낙이 있었는지를 보고, 혼인무효 재판은 신고 당시 법률상 부부가 되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이 차이는 혼인신고서 위조로 고소했는데 무죄가 나왔습니다에서 따로 정리해 두었어요.

청구를 무엇으로 잡을지가 먼저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처음에 이혼을 구했다가 혼인무효로 청구를 바꿨고, 결과적으로 본소는 기각되고 상대방이 낸 반소로 이혼과 위자료가 인정됐습니다. 청구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소송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뜻이에요.

실제 사건에서는 이런 판단이 먼저 필요합니다. 혼인무효를 구할 것인지 이혼을 구할 것인지, 상대가 낸 소에 답변만 할 것인지 반소를 낼 것인지, 형사사건 결과를 가사재판에 어떻게 낼 것인지,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어디까지 구할 것인지, 재산 처분을 막을 조치가 필요한지를 함께 놓고 보아야 합니다.

📋 상담 전 준비하면 좋은 자료
• 혼인관계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 — 신고일과 신고 관서 확인
• 혼인신고 전후에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이메일
• 도장과 주민등록증이 상대방에게 있게 된 경위를 알 수 있는 자료
• 같은 집에 살았음을 보여 주는 주민등록초본·공과금·관리비 납부 내역
• 생활비 부담을 확인할 수 있는 계좌거래내역
• 별거나 관계 해소에 관해 오간 대화
• 형사 고소장·불기소결정문 또는 판결문
이 사건, 누가 검토하나요
혼인신고의 효력이 다투어지는 사건은 신고 시점 앞뒤의 기록으로 결론이 정해집니다. 가사와 형사가 함께 걸린 사건은,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형사 전문변호사인 노종언 대표변호사가 형사에서 나온 판단을 가사재판에 어떻게 낼지 살피고, 서울가정법원·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로 13년간 가사 사건을 맡은 윤지상 대표변호사가 재판부에서 어떤 사실을 먼저 확인하는지 함께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상대가 제 도장으로 혼인신고를 하면 무조건 무효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판결은 상대방의 동의나 승낙이 있었거나 상대방에게 혼인의사가 있었다면 일방이 한 혼인신고도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도장을 누가 찍었는지가 아니라 신고 당시 혼인의사가 있었는지가 판단 대상입니다.

Q2. 신고 뒤에 사이가 나빠졌다면 무효로 볼 수 있나요?

신고 이후의 사정만으로 신고 당시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바로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폭행과 별거가 있었지만 혼인 자체는 유효하다고 보았고, 파탄에 대한 판단은 이혼 청구에서 따로 이루어졌습니다.

Q3. 사실혼이 아니라 그냥 사귀던 사이였다고 다투면 어떻게 되나요?

이 사건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가사조사보고서의 기재, 동거기간, 경제적 유대관계를 근거로 단순 내연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함께 산 기간과 생활비를 어떻게 나눴는지가 자료로 남아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Q4. 형사에서 무죄가 나오면 혼인무효 소송도 지는 건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형사재판과 혼인무효 재판은 판단하는 대상이 다릅니다. 이 사건에서는 형사 무죄가 승낙을 인정하는 사정의 하나로 쓰였지만, 형사 결과가 가사재판의 결론을 항상 그대로 정하지는 않습니다.

Q5. 이 판결이 모든 일방 혼인신고에 그대로 적용되나요?

아닙니다. 이 사건은 부산가정법원의 개별 1심 판결이고, 17년 동거와 경제적 유대관계라는 구체적 사정을 전제로 한 판단입니다. 동거 기간이 짧거나 생활을 함께한 흔적이 적은 사건에서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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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법률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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