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3다69638 판결을 찾아보시는 분들은 거래된 적 없는 회사 주식에 어떤 가격을 붙일 수 있는지, 세법상 계산으로 뽑은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부터 확인하고 싶어 하십니다. 저희가 상담에서 이 판결을 설명드릴 때 가장 먼저 짚는 부분은, 이 사건이 이혼 사건이 아니라 회사가 보유하던 비상장주식을 낮은 가격에 처분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는지가 쟁점이 된 손해배상 사건이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이 판결이 재산분할 상담에서 계속 인용되는 이유는, 사고팔린 기록이 없는 주식의 객관적인 값을 어디서부터 확인해야 하는지에 관해 대법원이 또렷한 기준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판결의 사실관계와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 그 기준을 이혼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대법원 2003다69638 판결은 정상적인 거래 사례가 있으면 그 가격을, 없으면 순자산가치와 수익가치, 유사업종비교를 함께 검토해 정하라고 밝혔습니다.
이 판결은 이혼 사건이 아니라 회사에 생긴 손해를 다툰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다투어진 것은 부부 사이의 재산이 아니라 회사가 보유하던 비상장주식이었습니다. 회사의 이사들이 그 주식을 처분하면서 정한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는지가 쟁점이었고, 이사들은 세법상 계산방식에 기대어 매도가격을 정했습니다.
매도가격은 1주당 2,6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회사의 대차대조표상 주당 순자산가치는 5,733원이었고, 몇 개월 전 계열사 사이에서 이루어진 거래가격은 1주당 6,600원이었습니다. 이사들은 지배주주 지위를 잃게 된다는 사정과 회사의 경영상태가 개선되고 있다는 사정, 세법 외의 다른 평가방식과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채 가격을 정했고, 대법원은 그 결정에 합리성과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대법원은 먼저 객관적 교환가치가 적절히 반영된 정상적인 거래 사례가 있는지를 봅니다. 그런 거래가 확인되면 그 가격을 시가로 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상적인 거래는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당사자가 자유롭게 값을 정한 거래를 뜻하므로, 가족이나 계열사 사이에서 이루어진 매매를 그대로 시가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거래가 없다면 순자산가치방식과 수익가치방식, 유사업종비교방식처럼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방법을 검토하고, 거래의 목적과 회사가 처한 상황, 업종의 특성을 반영해 적정가액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나의 계산식에 모든 회사를 넣어 답을 얻는 방식은 받아들이지 않은 셈입니다.
재산분할에서는 이 기준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이혼 재산분할에서 저희가 이 판결을 인용할 때 강조하는 것은 결론의 숫자가 아니라 확인의 순서입니다. 상대방이 세법상 계산으로 뽑은 평가액 한 장을 내밀었다면, 그 계산에 앞서 정상적인 거래가 있었는지, 회사의 자산과 수익이 그 숫자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회사가 속한 업종의 특성이 고려되었는지를 되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어느 방법이 이 회사에 맞는지는 사안마다 달라 미리 단정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회사와 기술과 고객으로 수익을 내는 회사는 같은 방식으로 설명되지 않고, 주식의 종류와 의결권 제한, 양도제한에 따라서도 값이 달라집니다. 판결문 한 줄을 인용한다고 원하는 금액이 나오지는 않으니, 회사의 재무자료와 주주명부, 최근 거래 내역을 먼저 모아 두시면 좋겠습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도 법원 절차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남아 있습니다.
• 주주명부와 주식변동상황명세서
• 최근 3~5년 재무제표
• 최근 주식 거래가 있었다면 계약서
• 회사 업종과 주요 사업 설명 메모
• 유사한 회사의 거래 사례를 아는 경우 그 내용
판례가 제시한 기준에 맞춰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존재의 비상장주식 재산분할 사건은 서울가정법원 판사·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윤지상 대표변호사와, IBK기업은행·미래에셋자산운용 법무팀 경력을 갖춘 노종언 대표변호사가 함께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2003다69638 판결은 이혼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되나요?
이 판결 자체는 이혼 사건이 아니라 회사가 입은 손해를 다툰 사건입니다. 다만 거래가 없는 주식의 값을 어떤 순서로 확인해야 하는지에 관한 기준이어서, 재산분할에서도 평가방법을 다툴 때 참고 자료로 인용됩니다.
세법상 평가액이 있으면 그 금액으로 나누게 되나요?
세법상 계산은 참고할 수 있는 값이지만 재산분할의 최종 가액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대법원도 회사가 처한 상황과 업종 특성을 반영해 적정가액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으니, 그 계산이 세운 전제부터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몇 달 전 거래가격이 있으면 그 가격으로 보나요?
객관적 교환가치가 반영된 정상적인 거래라면 그 가격을 시가로 봅니다. 다만 가족이나 계열사 사이의 매매, 경영권이 함께 넘어가면서 웃돈이 붙은 거래는 일반적인 시가로 보기 어려워 거래 당사자와 조건을 함께 확인합니다.
📘 변호사가 직접 쓴 심화 칼럼 「재산분할 항소심, 1심 판결문에서 다시 봐야 할 쟁점」 › 이 주제를 법무법인 존재 블로그에서 더 깊이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