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몇 해째 떨어져 지내고 계신 분들이 상담을 오시면 가장 먼저 기간을 말씀하십니다. 삼 년쯤 됐다, 오 년은 넘은 것 같다고 하시면서 이 정도면 이혼 판결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물으십니다. 그런데 저희가 이어서 여쭙는 것은 몇 년이냐가 아닙니다. 그 몇 년이 어떤 상태였는지, 그리고 그 상태를 지금 무엇으로 보여 드릴 수 있는지입니다.
오늘 정리해 드릴 인천가정법원 2022드단115495 판결은 떨어져 지낸 기간이 이혼 판결문에 어떻게 적히는지 짧고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법원은 원고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고, 청구의 표시에 세 가지 사정을 나란히 적은 다음 민법 제840조 제6호를 들었습니다. 장기별거 재판상 이혼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그 세 가지가 어떻게 함께 적혀 있는지부터 보셔야 해요. 참고로 이 사건 원고의 소송대리인은 법무법인 안민이고, 저희가 수행한 사건은 아닙니다.
오래 따로 살았다는 사정만으로 이혼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 기간 동안 부부 사이가 어떤 상태였는지가 함께 드러나야 민법 제840조 제6호가 인정되므로, 별거 중의 연락과 부양, 단절의 기록을 정리해야 합니다.
기간부터 세는 것이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몇 년을 넘게 떨어져 살면 이혼이 자동으로 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으셨다는 분이 많으십니다. 그 기간을 채웠는지 아닌지로 상담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판결문에는 몇 년 이상이면 된다는 말이 없습니다. 기간을 적기는 했지만 기간만 적은 것이 아니라, 그 기간이 어떤 상태였는지와 그 밖의 사정을 함께 적었습니다.
재판상 이혼은 기간을 채우면 발급되는 자격증 같은 것이 아닙니다. 혼인관계가 더 이어지기 어려운 상태인지를 법원이 판단하는 일이고, 떨어져 지낸 기간은 그 판단에 쓰이는 사정 가운데 하나입니다. 같은 삼 년이라도 서로 연락하며 생활비를 주고받은 삼 년과, 연락도 왕래도 끊긴 삼 년은 같게 읽히지 않습니다. 장기별거 재판상 이혼에서 기간보다 그 기간의 내용을 먼저 정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이런 오해가 생기는 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판결을 짧게 소개한 글들이 기간만 남기고 나머지 사정을 덜어 낸 채 돌아다니기 때문입니다. 판결문을 실제로 열어 보면 기간은 한 문장 가운데 일부이고, 그 앞뒤에 혼인이 언제 성립했는지와 그 기간을 어떤 상태로 지냈는지가 붙어 있습니다. 기간만 떼어 읽으면 그 문장이 가장 많은 말을 하고 있는 부분을 빼놓고 읽게 됩니다.
준비하는 처지에서 보면 그 차이가 서면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몇 년 떨어져 있었다는 사실만 적어 낸 서면과, 그 기간에 연락이 어떻게 줄었고 생활이 어떻게 나뉘었는지가 날짜와 함께 적힌 서면은 읽는 사람에게 전혀 다른 설명이 됩니다. 상담에서 저희가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 부분도 두 번째 서면을 만들 재료가 지금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자료가 넉넉하지 않은 사건이라면 무엇을 더 모을 수 있는지부터 짚어 드립니다.
이 판결이 나란히 적은 세 가지 사정

사건은 짧게만 소개해 드릴게요. 원고와 피고는 2012. 4. 9. 중국에서 혼인등기를 마친 법률상 부부였습니다. 판결문은 두 사람이 2018년경 한국에 입국한 이후 수년간 따로 살면서 서로에게 무관심한 상태였다고 적었고, 여기에 원고와 피고의 어머니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사정을 더했습니다. 인천가정법원은 2023. 9. 7. 원고와 피고는 이혼한다는 주문으로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보실 것은 판결문이 별거 기간을 숫자로 적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몇 년 몇 개월이 아니라 수년간이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판결문에 없는 숫자를 뒤에서 만들어 붙이면 원문과 달라지므로, 이 사건을 인용할 때도 수년간이라고 그대로 두는 편이 정확합니다.
세 가지 사정이 각각 어떤 성격인지도 나눠서 보실 만합니다. 첫째는 혼인이 언제 어디서 성립했는지, 둘째는 떨어져 지낸 기간과 그 기간의 상태, 셋째는 가족 사이에 있었던 갈등입니다. 판결문은 이 셋을 나열한 다음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적었습니다. 하나만 떼어 놓고 이것 때문에 이혼이 됐다고 읽기는 어려운 문장입니다.
판결문이 따로 살았다는 사실 옆에 서로에게 무관심한 상태였다는 말을 붙여 놓은 것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떨어져 지냈다는 것은 사는 곳이 다르다는 사실이고, 서로에게 무관심했다는 것은 그 기간을 어떤 관계로 보냈는지에 관한 말입니다. 두 문장이 나란히 놓여야 혼인이 이름만 남아 있었다는 설명이 됩니다. 사는 곳이 달라진 이유가 일이나 학업이어서 그동안에도 연락과 왕래가 이어졌다면, 같은 기간이라도 다른 설명을 준비하셔야 해요.
다만 그 갈등이 무슨 일이었는지는 판결문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누가 어떤 말을 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관한 기재가 전혀 없으므로, 이 부분을 상상으로 채워 넣으면 원문과 어긋납니다. 판결문이 적지 않은 사실은 적지 않은 채로 두는 편이 정확합니다.
민법 제840조 제6호를 들었다는 뜻
법원이 이혼 사유로 든 조문은 민법 제840조 제6호입니다.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정한 항목입니다. 이 조문에는 별거가 몇 년을 넘으면 여기에 해당한다는 숫자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기간을 재는 잣대가 아니라 지금 이 혼인이 더 이어지기 어려운 상태인지를 보는 항목입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저희가 먼저 정리해 드리는 것도 기간의 길이가 아닙니다. 언제부터 주소가 달라졌는지, 그 뒤로 연락이나 왕래가 있었는지, 생활비가 오갔는지, 서로의 일에 관여한 적이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로 적어 봅니다. 이 내용이 채워질수록 떨어져 지낸 기간이 왜 혼인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태였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같은 기간이라도 판단이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떨어져 산 몇 년 동안 생활비를 계속 보냈고 명절마다 만났으며 집안일을 상의해 왔다면, 그 기간은 관계가 끊어진 기간이 아니라 사정이 있어 떨어져 지낸 기간으로 읽힙니다. 반대로 연락이 끊긴 채 서로의 일에 관여하지 않았고 각자 생활을 따로 꾸려 왔다면, 같은 몇 년이 전혀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조문이 숫자를 정해 두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별거 중에도 연락이나 왕래가 있었다면 그 사실을 감추실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언제 어떤 일로 연락했는지, 그 연락이 관계를 되살리려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남은 일을 처리하려는 것이었는지를 함께 정리해 두시는 편이 나아요. 상대방이 그 기록을 먼저 내놓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 설명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이야기가 꼬입니다. 있었던 일은 있었던 대로 적고 그 의미를 옆에 붙여 두는 것이 준비의 기본입니다.
그 기간을 무엇으로 보여 드리는지
여기서부터는 이 판결이 제시한 목록이 아닙니다. 장기별거 재판상 이혼 사건을 준비할 때 저희가 상담에서 일반적으로 확인하는 내용이죠. 판결문은 수년간 따로 살면서 서로에게 무관심한 상태였다고만 적었을 뿐, 무엇으로 그것을 보여 줬는지까지 적지 않았습니다. 사건마다 남아 있는 자료가 다르므로 아래를 전부 갖춰야 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주소 이력입니다. 언제부터 두 사람의 주소가 달라졌는지, 그 뒤에 다시 합쳐진 적이 있는지를 서류로 확인해요. 그다음은 연락과 왕래입니다. 마지막으로 통화한 때, 마지막으로 만난 때, 명절이나 경조사에 함께한 일이 있었는지를 기억나는 대로 적어 두시면 도움이 됩니다.
서류에 적힌 주소와 실제로 지낸 곳이 다른 경우도 흔해요. 그럴 때는 우편물이 어디로 갔는지, 임대차계약서에 이름이 누구로 되어 있는지, 관리비나 공과금 고지서가 어느 집으로 왔는지를 함께 봅니다. 직장에 등록해 둔 주소, 택배를 받던 곳, 병원 기록에 적힌 주소처럼 생활이 남긴 흔적도 같은 일을 합니다. 한 장으로 끝나는 서류가 없을 때는 이런 기록을 모아 시간 순서로 이어 붙이는 방법을 씁니다.
돈이 오간 기록도 의미가 있습니다. 생활비가 언제까지 들어왔고 언제부터 끊겼는지, 공과금이나 보험료를 누가 냈는지는 계좌 내역으로 확인되는 부분이죠. 함께 찍힌 사진이 있다면 그 사진이 언제 찍힌 것인지도 봅니다. 사소해 보이던 자료가 떨어져 지낸 기간을 설명하는 데 그대로 쓰이는 사건이 적지 않아요.
파탄을 다투는 쪽과 다투지 않는 쪽이 준비하는 내용도 다릅니다. 혼인관계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쪽은 언제부터 관계가 이어지지 않았는지를 날짜로 보여 주는 자료를 모읍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다투는 쪽은 그 기간에도 연락과 왕래가 있었다는 기록, 함께 지출한 내역, 관계를 되돌리려 한 시도를 모읍니다. 어느 쪽이든 같은 기간을 두고 서로 다른 자료를 내놓는 일이므로, 내 손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를 먼저 세어 보시는 편이 나아요.
상담 전에 정리해 두시면 좋은 것
상담 전에 준비해 오시면 좋은 것은 서류보다 시간 순서입니다. 혼인신고나 혼인등기를 언제 했는지, 떨어져 살기 시작한 시점이 언제인지, 마지막으로 연락한 때가 언제인지를 날짜로 적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정리되는 범위가 크게 달라져요. 날짜가 정확하지 않아도 그해 몇 월쯤이라고 적어 두시면 됩니다.
기억이 흐릿하실 때는 완성된 문장으로 적으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해 여름쯤 짐을 옮겼다, 그 뒤 명절에 한 번 통화했다, 언제부터 생활비가 들어오지 않았다처럼 토막으로 적힌 메모도 상담에서는 그대로 쓰입니다. 날짜가 어긋나는 부분은 서류를 맞춰 보면서 저희가 함께 잡아 드립니다. 처음부터 정확한 연표를 만들어 오셔야 한다고 부담을 느끼실 이유는 없습니다.
상대방의 현재 주소와 연락처로 확인되는 것도 함께 정리해 오시기 바랍니다. 이 판결에서는 피고에 관하여 주소가 아니라 최후주소가 기재되어 있는데, 배우자에게 서류가 전달되지 않는 사건은 진행 방법이 달라집니다. 소장이 전달되지 않을 때 무엇을 법원에 내야 하는지는 배우자에게 소장이 전달되지 않으면 공시송달로 갈 수 있나요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사건은 원고와 피고가 모두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이었는데도 한국 법원이 재판을 했고 한국 민법을 적용했습니다. 어느 나라 법원에서 어떤 법으로 재판하는지는 그 자체로 따로 봐야 하는 문제여서 부부 모두 외국 국적인데 한국에서 이혼할 수 있나요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점을 확인합니다. 이 판결은 2023. 9. 7. 선고된 것이므로, 지금 사건에 그대로 옮기기 전에 현행 규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별도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상담에서는 이 판결이 판단한 부분과 지금의 규정을 나눠서 설명해 드립니다. 두 가지를 섞어 읽으면 준비 방향이 어긋납니다.
• 따로 살기 시작한 시기를 알 수 있는 자료
• 각자의 주소 변동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 그 기간 동안 연락이나 왕래가 있었는지 보여 주는 기록
• 생활비를 주고받았다면 그 금융거래 내역
따로 지낸 기간은 길이보다 그 기간이 어떤 상태였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국경이 끼어든 가사 사건은, 서울가정법원·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로 13년간 가사 사건을 맡은 윤지상 대표변호사가 재판부에서 관할과 자녀의 생활을 어떤 순서로 확인하는지 짚어 보고,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형사 전문변호사인 노종언 대표변호사가 송달과 절차 진행을 함께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몇 년쯤 떨어져 살면 재판상 이혼이 되나요
기간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민법 제840조 제6호에는 몇 년이라는 숫자가 들어 있지 않고, 이 판결도 기간과 함께 그 기간이 어떤 상태였는지, 그 밖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를 나란히 적었습니다. 같은 기간이라도 연락과 왕래가 이어졌는지에 따라 설명이 달라집니다. 떨어져 지낸 기간이 길다는 사실은 설명을 시작하는 재료이지 그 자체로 답이 되지 않습니다. 상담에서는 기간을 세기 전에 그 기간의 내용을 먼저 정리합니다.
이 판결은 별거 기간을 몇 년이라고 적었나요
숫자로 적지 않았습니다. 2018년경 한국에 입국한 이후 수년간 따로 살면서 서로에게 무관심한 상태였다고만 되어 있습니다. 몇 년 몇 개월이라고 인용한 자료를 보셨다면 판결문 원문과 다릅니다. 판결문에 없는 숫자는 그대로 비워 두는 편이 정확합니다. 내 사건의 기간을 이 판결과 견주어 길다 짧다를 따지는 것도 큰 의미가 없는데, 사건마다 그 기간을 어떻게 보냈는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떨어져 지낸 기간 말고 무엇을 더 정리해야 하나요
이 판결은 떨어져 지낸 기간과 그 기간의 상태 외에 원고와 피고의 어머니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사정을 함께 적었습니다. 다만 그 갈등의 내용은 판결문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므로 상담에서는 혼인 기간에 있었던 일을 시간 순서로 정리하면서 어떤 사정을 함께 낼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다른 사건의 사정을 그대로 옮겨 적으면 자료로 뒷받침되지 않아 오히려 설명이 약해집니다. 장기별거 재판상 이혼을 준비하실 때 기간 옆에 채워 넣을 내용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2023년 판결인데 지금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되나요
이 판결은 2023. 9. 7. 선고된 것이므로 지금 사건에 옮기기 전에 현행 규정을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판결문이 어떤 사정을 나란히 적었는지 읽는 방식은 참고가 되지만, 제도는 바뀔 수 있습니다. 판결 하나를 내 사건에 그대로 겹쳐 놓기보다 지금 규정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확인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상담에서는 이 판결이 판단한 부분과 지금의 규정을 나눠서 설명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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