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가정법원 천안지원 2022느단10279 심판문은 두 쪽뿐입니다. 주문은 네 항으로 되어 있고, 마지막 제4항은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는 한 문장입니다. 심판문을 받아 보신 분들은 제1항의 친권자와 양육자 변경, 제2항의 월 30만 원에 눈이 먼저 가고 이 마지막 줄은 형식적인 문구로 넘기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이 한 줄이 왜 붙었는지, 붙지 않았다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알아 두시면 심판을 받은 뒤 언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분명해집니다.
이 글은 양육비 가집행이 무엇인지, 법원이 왜 주문 제4항에 이 한 줄을 넣었는지를 조문으로 풀어 정리한 것입니다. 먼저 결론을 말씀드리면 이 문장은 법원이 청구인의 사정을 특별히 헤아려 얹어 준 배려가 아니라, 가사소송법이 붙이도록 정해 둔 결과입니다. 다만 주문 제2항의 기산일이 언제로 적혔는지에 따라 이 한 줄이 실제로 힘을 발휘하는 대목이 달라집니다. 그 차이까지 함께 짚어 드리겠습니다.
양육비를 명한 심판에는 가집행 선고가 붙어 상대방이 불복해 확정이 늦어져도 그 기간의 양육비를 기다리지 않고 받을 수 있으므로, 불복이 예상되는 사건일수록 가집행의 실익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심판문 맨 아래 한 줄을 놓치기 쉽습니다

이 사건 주문은 네 항입니다. 제1항은 사건본인의 친권자와 양육자를 상대방에서 청구인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이고, 제2항은 상대방이 청구인에게 사건본인의 장래 양육비로 이 사건 심판 확정일부터 사건본인이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 월 30만 원을 매월 말일에 지급하라는 내용입니다. 제3항은 심판비용을 각자 부담한다고 정했고, 제4항이 바로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는 한 줄입니다. 네 항 가운데 돈이 오가는 내용은 제2항 하나뿐이고, 제4항은 그 제2항만 지목하고 있습니다.
제4항이 제2항만 지목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집행 선고는 금전 지급처럼 재산상의 청구를 명한 부분에 붙는 것이어서, 친권자와 양육자를 바꾸는 제1항에는 붙지 않습니다. 제1항은 누가 아이를 키우고 법률상 대리할 권한을 갖는지를 정하는 내용이라 집행관이 강제로 실현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심판비용을 각자 부담하도록 한 제3항 역시 서로에게 청구할 금액이 남지 않아 집행할 대상이 없습니다.
판결문은 제4항을 붙인 이유를 따로 적지 않았습니다. 이유 부분에는 친권자와 양육자를 변경하는 것이 사건본인의 원만한 성장과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는 판단, 그리고 상대방이 사건본인의 아버지로서 성년에 이르기 전까지의 양육비를 분담할 의무가 있다는 판단만 담겨 있습니다. 친권자 지정과 변경, 양육자 결정, 양육비를 함께 다루는 이 사건은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이 정한 마류 가사비송사건이어서 이유가 길게 적히지 않습니다. 가집행에 관해서는 이유에 한 줄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유를 적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 한 줄의 성격을 말해 줍니다.
가집행은 법원의 배려가 아니라 법이 정한 것입니다

양육비 가집행의 근거는 가사소송법 제42조 제1항입니다. 이 조문은 재산상의 청구 또는 유아의 인도를 명하는 판결 또는 심판에는 담보를 제공하게 하지 아니하고 가집행할 수 있음을 명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문장의 끝이 명할 수 있다가 아니라 명하여야 한다로 되어 있습니다. 법원이 사정을 살펴 붙일지 말지 고르는 것이 아니라, 요건에 해당하면 붙이도록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 차이는 심판문을 읽는 마음가짐을 바꿉니다. 주문 제4항은 청구인이 딱한 사정을 잘 설명해서 법원이 특별히 얹어 준 문장이 아닙니다. 재산상의 청구를 명하는 심판이라면 붙어야 하는 문장이 그대로 붙은 것입니다. 반대로 이 한 줄이 보이지 않는 심판문을 받으셨다면, 빠진 것인지 아니면 그 주문이 애초에 금전 지급을 명한 것이 아닌지를 다시 짚어 보셔야 합니다.
조문에 담보를 제공하게 하지 아니하고라는 문구가 들어 있는 점도 눈여겨보실 대목입니다. 확정 전에 미리 집행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집행하는 쪽에 담보를 걸게 하는 방식도 있지만, 가사소송법은 양육비를 받아야 하는 쪽에 그 부담을 지우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돈이 급한 사람에게 먼저 담보를 마련해 오라고 요구하면 제도가 있으나 마나 하기 때문이죠. 담보 없이 곧바로 집행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조문의 핵심입니다.
양육비가 재산상의 청구에 해당하는 이유
제42조 제1항이 말하는 재산상의 청구가 무엇인지부터 짚어야 합니다. 이 사건 주문 제2항은 상대방에게 매월 말일 월 3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하고 있습니다. 돈을 얼마씩 언제 주라고 명한 것이므로 재산상의 청구를 명한 부분에 해당합니다. 판결문이 그 금액을 어떻게 산정했는지 계산 과정을 적지 않았더라도, 금전 지급을 명한 주문인 이상 가집행 선고가 붙는 데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양육비를 정하는 심판에 가집행 선고가 늘 따라붙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 자체는 민법에서 나옵니다. 민법 제913조는 친권자가 자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를 진다고 정하고, 민법 제974조는 부양의무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판결문도 상대방은 사건본인의 아버지로서 성년에 이르기 전까지의 양육비를 분담할 의무가 있다고 적었습니다. 양육자가 누구로 바뀌든 부모가 자녀를 부양할 의무는 사라지지 않고, 곁에서 키우지 않는 쪽은 돈으로 그 의무를 나누어 집니다.
의무가 있다는 것과 그 의무를 강제로 받아 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죠. 두 이야기를 이어 주는 조문이 가사소송법 제41조입니다. 금전의 지급 등 의무의 이행을 명하는 심판은 집행권원이 된다고 정하고 있어서, 심판문을 손에 쥔 것만으로 별도의 소송 없이 집행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양육비 가집행이 의미를 갖는 것도 이 심판문이 집행권원이 되기 때문이죠.
상대가 불복해도 그 기간의 양육비는 밀리지 않습니다
가집행 선고가 하는 일은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집행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심판에 불복하면 확정이 뒤로 밀리고, 다투는 사이에 지급기가 지나가는 양육비가 쌓입니다. 가집행 선고가 붙어 있으면 그렇게 쌓인 부분을 확정 전에도 받아 낼 수 있습니다. 다투는 쪽이 시간을 끌어 이득을 얻는 일을 막자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입니다.
여기서 이 사건 주문을 정확히 읽으셔야 합니다. 제2항은 이 사건 심판 확정일부터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정했습니다. 확정 전에는 아직 지급기가 도래한 양육비가 없다는 뜻이므로, 확정이 미뤄지는 동안 밀린 양육비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상대방이 불복했는지, 심판이 확정되었는지는 판결문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주문이 다르게 적힌 사건에서는 결과가 달라집니다. 양육비를 청구한 날이나 심판을 선고한 날부터 기산하도록 정해진 사건이라면 확정 전에 이미 지급기가 지난 금액이 생기고, 가집행 선고가 붙어 있는 덕분에 그 부분은 확정을 기다릴 것 없이 집행할 수 있습니다. 심판문을 받으시면 주문에서 양육비 기산일이 어느 날로 적혀 있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기산일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양육자가 바뀌면 상대방은 양육비를 언제부터 내야 하나요에서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가집행이 붙은 심판으로 할 수 있는 일
가집행 선고가 붙은 심판문은 그 자체로 강제집행의 근거가 됩니다. 실제로 집행에 들어가려면 심판문 정본에 더해 상대방에게 송달되었다는 증명과 집행문을 법원에서 받아 두셔야 합니다. 서류를 갖추는 일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하나라도 빠지면 신청이 그대로 돌아오므로 순서대로 챙기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서류들은 심판을 한 법원에서 발급받습니다.
집행 방법은 상대방에게 어떤 재산이 있는지에 따라 달라져요. 급여를 받는 사람이면 급여채권을, 예금이 있으면 예금채권을 압류하고 추심하는 방법이 먼저 검토됩니다. 부동산이나 자동차가 있으면 그쪽으로도 집행할 수 있습니다. 어느 방법을 쓰든 상대방의 재산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앞에 놓입니다. 상대방이 어디에서 일하고 어느 은행을 쓰는지 알고 계신 내용이 있다면 상담 때 함께 가져오시는 편이 좋아요.
장래 양육비는 매달 지급기가 새로 도래합니다. 집행할 수 있는 금액도 지급기가 지난 부분에 한정되고, 아직 오지 않은 달의 양육비를 한꺼번에 받아 내는 방법은 원칙적으로 쓰기 어려워요. 성년이 될 때까지 여러 해 동안 받아야 하는 돈이라면 매달 같은 집행을 반복해야 하는지부터 물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이 사건 주문 제3항은 심판비용을 각자 부담하도록 정했는데, 비용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양육자 변경 심판에서 비용은 진 쪽이 다 내나요에서 다루었습니다.
그래도 안 들어올 때 남아 있는 절차
압류할 재산이 잡히지 않거나 집행을 해도 회수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법원이 상대방에게 정해진 기간 안에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명하는 이행명령 절차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심판문에 가집행 선고가 붙어 있어도 붙잡을 재산이 보이지 않으면 압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행명령은 재산을 직접 붙잡는 방법이 아니라 상대방 본인에게 이행을 명하는 방법이어서, 재산이 드러나지 않는 사건에서 쓰임이 있습니다.
이행명령을 받고도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그래도 지급하지 않으면 상대방을 일정 기간 유치하는 감치로 이어집니다. 상대방이 급여를 받는 사람이라면 회사가 급여에서 양육비를 떼어 청구인에게 곧바로 지급하도록 하는 명령을 받아 두는 방법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매달 새로 집행하지 않아도 되므로 오랜 기간 받아야 하는 양육비에 맞는 방법입니다. 어느 절차를 택할지는 상대방의 소득 형태와 지급이 밀린 모양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느 절차로 가든 처음에 준비하실 자료는 비슷합니다. 심판문과 송달 또는 확정을 확인할 서류, 양육비가 언제부터 얼마나 밀렸는지 정리한 내역, 상대방의 직장이나 계좌에 관해 알고 계신 사항입니다. 이 세 가지를 정리해 오시면 상담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이 훨씬 빨리 좁혀집니다. 법무법인 존재는 심판문 주문부터 확인하고 지금 곧바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순서대로 안내해 드립니다.
• 양육비 지급을 명한 심판문 또는 판결문 정본
• 송달증명원·확정증명원 등 절차 진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
• 양육비가 실제로 들어왔는지 확인되는 계좌 거래 내역
• 상대방의 급여 지급처나 재산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함께
받아야 할 양육비가 정해졌는데도 들어오지 않는 상황은, 새 사건을 낼 문제인지 이미 받은 심판을 집행할 문제인지부터 갈라야 합니다. 친권자와 양육자를 바꾸는 사건은, 서울가정법원 판사·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로 13년간 가사 사건을 맡은 윤지상 대표변호사가 재판부에서 자녀의 양육 상황을 어떤 순서로 확인하는지 짚어 보고,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형사 전문변호사인 노종언 대표변호사가 자녀 보호와 관련된 절차를 함께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주문에 가집행 문구가 없으면 확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가집행 선고가 없으면 심판이 확정된 뒤에야 집행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가사소송법 제42조 제1항이 재산상의 청구를 명하는 심판에는 가집행할 수 있음을 명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서, 양육비 지급을 명하면서 이 문구가 빠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심판문에서 보이지 않는다면 어느 항에 붙어 있는지, 그 주문이 금전 지급을 명한 것이 맞는지를 다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가집행할 수 있다고 적혀 있으면 곧바로 압류가 되나요
그 문구만으로 압류가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심판문 정본과 송달증명, 집행문을 갖춘 뒤 압류와 추심을 따로 신청하셔야 하고, 어느 재산을 대상으로 할지도 신청하는 쪽에서 특정해야 합니다. 신청서에 어느 은행의 어느 계좌인지, 어느 회사에서 받는 급여인지를 적어 넣어야 절차가 진행됩니다. 가집행 선고는 확정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지 집행이 알아서 진행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집행하려면 담보를 걸어야 하나요
가사소송법 제42조 제1항은 담보를 제공하게 하지 아니하고 가집행할 수 있음을 명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양육비 지급을 명한 심판에 붙은 가집행 선고를 쓰는 데에 따로 돈을 걸어 두실 일은 없습니다. 이 사건 주문 제4항에도 담보에 관한 조건은 달려 있지 않습니다. 담보 없이 집행할 수 있도록 정해 둔 것은 양육비를 받아 아이를 키워야 하는 쪽의 형편을 법이 먼저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 월 30만 원은 언제부터 받는 돈인가요
주문 제2항은 이 사건 심판 확정일부터 사건본인이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 매월 말일에 월 30만 원을 지급하라고 정했습니다. 확정일이 기산점이므로 확정 전 기간에 해당하는 양육비는 이 주문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금액이 어떻게 산정되었는지는 판결문에 적혀 있지 않으므로, 이 30만 원을 다른 사건에도 통하는 기준으로 읽으실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불복하면 가집행도 함께 멈추나요
불복했다는 사실만으로 가집행 선고의 효력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급심에서 집행을 잠시 멈추는 재판을 따로 받아 두는 방법이 있어서, 그런 재판이 있으면 그때부터 집행이 정지됩니다. 이 사건에서 상대방이 불복했는지 여부는 판결문에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양육비 가집행이 붙어 있더라도 상대방 쪽 움직임을 함께 확인하면서 진행하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 변호사가 직접 쓴 심화 칼럼 「홍서범·조갑경 전 며느리 보도로 본 양육비 미지급 대응」 › 이 주제를 법무법인 존재 블로그에서 더 깊이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