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상간자로 지목한 사람을 함께 상대로 이혼 소송을 시작했는데, 막상 조정 기일에는 그 사람에 대한 청구를 정리하고 배우자에게서만 위자료를 받는 내용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시면 대부분 같은 것을 되물으십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아무것도 물지 않고 끝나는 것이냐고 하십니다. 조정 기일에 몇 분 사이에 정해지는 문장이지만, 그 문장이 앞으로 몇 해의 이야기를 바꿔 놓기도 합니다.
오늘 정리해 드릴 대구가정법원 포항지원 2023드단12035 이혼 등 사건이 그렇습니다. 원고는 배우자와 상간자로 지목한 사람에게 연대하여 위자료 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구했는데, 2024. 1. 29. 조정기일에 성립된 조정조항에는 상간자로 지목된 사람에 대한 청구를 모두 포기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위자료는 배우자만 3,0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해졌습니다. 상간자 청구 포기가 실제 사건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는지 보여 주는 예라서 먼저 꺼내게 됩니다.
배우자와 상간자를 함께 상대로 구했더라도 조정에서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포기하면 그 부분은 그대로 정리되므로, 포기하기 전에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지를 조서의 문장별로 짚어야 합니다.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포기한다는 말의 뜻

상간자 청구 포기는 그 사람에게 잘못이 없다고 확인해 주는 내용이 아닙니다. 이 소송에서 그 사람을 상대로 더 다투지 않고 사건을 마친다는 정리입니다. 조정은 판결과 달라서 법원이 누가 무엇을 했는지 확인해 주지 않습니다. 당사자가 합의한 내용을 조서에 적어 사건을 끝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조정으로 마무리된 사건을 두고 법원이 부정행위를 인정했다거나 상간자의 책임이 인정됐다고 옮겨 적으면 원문과 달라집니다. 조서에서 확인되는 것은 당사자들이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는지까지입니다. 인터넷에 도는 정리 글 가운데 조정으로 끝난 사건을 판결처럼 적어 놓은 자료가 있어서, 상담에서는 이 부분부터 나눠 말씀드립니다.
이 설명을 드리면 표정이 굳으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동안 모아 온 사진과 영상이 헛일이 된 것 같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청구를 정리하는 선택이 늘 손해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조정에서는 받을 금액과 지급 시기, 자녀 문제까지 한 번에 정해지는데, 그 묶음 안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접을지가 협상 내용이 됩니다.
다만 접는 쪽을 정하실 때는 그 선택이 어디까지 닫는지 알고 정하셔야 해요.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 그 사람을 따로 상대하고 싶어지면 이미 조서에 적힌 문장이 앞을 막습니다. 조정조서는 이 조서가 인용한 조문은 아니지만 민사소송법 제220조가 정하는 것처럼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종이 한 장에 적힌 문장이지만 무겁게 봐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어요.
▶ 가사언박싱 영상으로 핵심만 빠르게 확인하세요
이 사건 조정조서에 실제로 적힌 내용

사건이 흘러온 순서부터 정리해 드릴게요. 원고는 2023. 10. 4. 작성한 소장에서 배우자인 피고와 상간자로 지목한 사람에게 연대하여 위자료 5,000만 원, 그리고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구했습니다. 재산분할로는 배우자에게 3,500만 원을, 양육비로는 월 150만 원을 구했습니다.
2024. 1. 29. 10:00 제211호 조정실에서 성립된 조정조항은 여덟 항목입니다. 그 가운데 제2항은 배우자가 원고에게 2024. 2. 29.까지 위자료로 3,000만 원, 2024. 6. 30.까지 재산분할로 3,000만 원을 각 지급한다는 내용이죠. 지급기일까지 지급하지 않으면 미지급금에 대하여 지급기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더해 지급한다는 문장도 함께 들어갔습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성격이 다른 돈이라 두 금액을 합쳐 하나의 위자료처럼 읽으시면 안 돼요.
오늘 보실 대목은 제7항의 첫 문장입니다. 원고는 피고 D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E에 대한 청구를 모두 포기하고로 시작합니다. 연대하여 5,000만 원을 구했던 청구 가운데 상간자로 지목된 사람에 대한 부분은 이 한 문장으로 정리됐습니다. 조정조항에서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한 사람은 배우자 한 사람입니다.
조서에서 확인되지 않는 것도 함께 말씀드립니다. 위자료 3,000만 원이 어떤 계산으로 정해졌는지, 상간자로 지목된 사람에 대한 청구를 접는 대신 무엇을 얻었는지는 조서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조정에는 판결 같은 산정 이유가 붙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서 출석란에는 원고와 그 소송대리인, 피고 1과 그 소송대리인이 각 출석했다고 기재되어 있고, 상간자로 지목된 사람이 조정에서 어떤 태도였는지는 조서만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먼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저희가 수행한 사건이 아니라 공개된 조정조서를 읽고 정리해 드리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아래에서 언급하는 부정행위 주장과 집을 나오게 된 경위는 원고가 제출한 청구원인에 적힌 것이며, 조정조항으로 확정된 내용과는 구분해서 읽으셔야 합니다.
남길지 접을지 정하기 전에 여쭙는 것
상간자 청구 포기를 놓고 상담을 하면 저희는 답부터 드리지 않고 몇 가지를 먼저 여쭙습니다. 남기는 쪽이 나은 사건이 있고 접는 쪽이 나은 사건이 있어서, 같은 사정처럼 보여도 답이 다르게 나옵니다.
가장 먼저 여쭙는 것은 그 사람에게서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재산이 있는지입니다. 조서에 금액이 적혀도 갚을 재산이 없으면 종이만 남습니다. 이름과 연락처는 알지만 재산은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상담에서 정말 많으세요. 배우자에게서 받기로 한 돈이 확실하고 지급 시기까지 정해졌다면, 회수가 어려운 청구를 붙들고 절차를 길게 끄는 편이 오히려 손해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두 청구가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입니다. 이 사건 원고가 연대하여 지급하라고 구한 것처럼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위자료는 배우자와 상간자에게 함께 청구하는 형태가 됩니다. 한쪽에서 받기로 정해진 금액이 있으면 다른 쪽에 물을 수 있는 몫은 그만큼 달라져요. 두 사람을 함께 상대로 청구했을 때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배우자와 상간자에게 함께 위자료를 청구하면 어떻게 진행되나요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세 번째는 지금 손에 있는 자료로 그 사람에 대한 청구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입니다. 상대가 부인하고 나서면 다툴 내용이 늘어나고 기일도 늘어납니다. 배우자와의 정리는 이미 끝났는데 그 사람과의 소송만 남아 몇 달을 더 보내게 되면, 그 시간을 견디실 수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쭙는 것은 자녀 이야기죠. 이 사건에서도 친권행사자와 양육자로 원고가 지정됐고, 배우자가 월 2회 협의하여 정한 날에 사건본인을 만나는 면접교섭이 조정조항에 들어갔습니다. 소송이 길어지는 동안 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되는지도 결정에 함께 놓입니다.
앞으로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함께 붙어 있을 때
제7항을 다시 보시면 문장이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원고와 피고들은 이 사건 이혼과 관련하여 상대방에 대하여 위자료, 재산분할,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아니하며로 이어집니다. 이 문장이 붙어 있으면 지금 청구를 접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같은 사건을 이유로 다시 청구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함께 들어갑니다.
상담에서 가장 자주 놓치시는 부분이죠. 조정 기일에는 금액과 지급 날짜에 눈이 가고 마지막 항목은 형식적인 문장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몇 달 뒤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생겨 그 사람을 따로 상대해 보려 하면, 사실 여부를 다투기 전에 이 문장이 먼저 문제가 됩니다.
이 사건 제7항에는 원고와 배우자가 조정 당시 각자 명의대로 보유하고 부담하는 자산과 채무가 각자 명의대로 확정적으로 귀속됨을 확인한다는 내용까지 이어집니다. 한 항목 안에 서로 다른 정리가 겹쳐 있는데, 이 문장 전체가 무엇을 닫는지는 이혼 조정조서에 「추가로 청구하지 않는다」가 있다면 무엇이 닫히나요에서 따로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래서 조정안을 받아 보시면 금액보다 마지막 항목을 먼저 읽으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며칠 더 걸리더라도 이 문장을 어떻게 적을지 정리하고 넘어가는 편이 나아요. 조서에 한 번 적히고 나면 다시 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접기로 이미 마음을 정하셨더라도, 어느 범위까지 접는 것으로 적을지는 그 자체로 협의할 내용이 됩니다.
모아 둔 자료는 어느 쪽에 쓰이는지
그 사람에 대한 청구를 접으면 그동안 모은 자료가 쓸모없어지느냐고 물으십니다. 그렇지 않아요. 같은 자료가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에도 그대로 쓰입니다. 어느 쪽에 쓰일 자료인지 미리 구분해 두면 접는 선택을 하실 때 마음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이 사건 원고도 청구원인에 여러 자료를 적었습니다. 2023. 9. 19. 20:00경부터 다음 날 11:00경까지 숙박업소에 머무는 장면을 촬영했다는 영상, 집 주차장에 함께 있는 사진, 집에 드나드는 영상, 팔짱을 낀 사진을 들었습니다. 모두 원고가 서면에 적은 주장이고, 조정조서에는 법원이 이를 사실로 인정했다는 기재가 없습니다. 원고는 숙박업소 관리자를 상대로 증거보전신청을 했다고도 적었는데, 그 신청이 어떻게 됐는지는 조서에 나오지 않습니다.
원고가 든 법 조항과 판례도 마찬가지로 읽으셔야 합니다. 원고는 민법 제840조 제1호와 제2호를 이혼 사유로, 민법 제826조와 제750조, 제751조를 위자료 근거로 들었습니다. 대법원 2013므2441 판결과 2016다266606, 266613 판결 등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원고 서면이 인용한 것이지 이 사건 법원이 판단하면서 든 것이 아닙니다.
자료를 들고 오실 때 저희가 여쭙는 내용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확인하셨는지, 그 자료를 어떤 방법으로 확보하셨는지, 상대의 이름과 연락처를 어디까지 알고 계신지를 여쭙습니다. 확보한 방법에 따라 쓰기 어려워지는 자료도 있어서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합니다. 불리해 보이는 사정을 빼고 말씀하시면 그 이야기가 상대방 서면에서 먼저 나올 때 대응이 늦어집니다.
이 사건은 2024. 1. 29. 조정기일에 정리된 것입니다. 조정은 당사자가 합의해 정하는 것이라 사정이 비슷해 보인다고 같은 금액과 같은 조건이 된다고 읽으시면 안 됩니다. 제도도 바뀔 수 있으므로 지금 사건에 옮기기 전에 현행 규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상담에서는 조서 원문에 적힌 것과 지금 규정을 나눠 놓고 말씀드립니다.
• 상간자를 상대로 확보한 자료의 목록
• 배우자에 대한 청구와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나눠 적은 메모
• 상대가 제시한 조정 조건
• 조정 이후에도 남기고 싶은 청구가 무엇인지에 관한 의견
배우자와 상간자에 대한 청구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어느 쪽을 남길지부터 정합니다. 쟁점이 여러 개인 이혼 사건은, 서울가정법원·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로 13년간 가사 사건을 맡은 윤지상 대표변호사가 재판부에서 어떤 사실을 먼저 확인하는지 짚어 보고,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형사 전문변호사인 노종언 대표변호사가 유지할 청구와 조정에서 정리할 조건을 함께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조정에서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포기하면 그 사람은 책임이 없다는 뜻인가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상간자 청구 포기는 이 소송에서 그 사람을 상대로 더 다투지 않겠다는 정리이지, 법원이 잘못이 없다고 확인해 준 내용이 아닙니다. 대구가정법원 포항지원 2023드단12035 사건도 판결이 아니라 조정조서로 마무리됐고, 조서에는 부정행위가 있었는지에 관한 법원의 판단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반대로 그 사람의 책임이 인정됐다고 읽는 것도 조서와 맞지 않습니다. 조서에서 확인되는 것은 당사자들이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는지까지입니다.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접으면 위자료를 덜 받게 되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두 사람에게 연대하여 5,000만 원을 구했고 조정조항에서는 배우자가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정해졌지만, 그 금액이 어떤 계산으로 정해졌는지는 조서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청구를 접은 것이 금액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도 조서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조정은 금액과 지급 시기, 자녀 문제가 한 묶음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한 항목만 떼어 놓고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렵습니다. 상담에서는 받을 금액과 실제 회수 가능성을 함께 놓고 말씀드립니다.
나중에 그 사람을 상대로 따로 소송할 수 있나요
조정조항에 어떤 문장이 들어갔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사건 제7항에는 청구를 모두 포기한다는 내용에 더해, 이 사건 이혼과 관련하여 상대방에 대하여 위자료와 재산분할,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아니한다는 문장까지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이런 문장이 있으면 나중에 같은 사건을 이유로 그 사람을 따로 상대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다루어지므로, 조정안을 받으셨을 때 금액보다 이 항목을 먼저 읽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2024년에 성립된 조정인데 지금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되나요
그대로 옮기시면 안 됩니다. 이 조정은 2024. 1. 29. 조정기일에 정리된 것이고, 조정 내용은 당사자가 합의해 정하는 것이라 사정이 비슷하다고 같은 금액과 같은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제도 역시 바뀔 수 있으므로 지금 사건에 옮기기 전에 현행 규정을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상담에서는 조서 원문에 적힌 내용과 현재 규정을 나눠서 설명해 드립니다. 두 가지를 섞어 읽으면 준비 방향이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 변호사가 직접 쓴 심화 칼럼 「상간소송을 당한 뒤 이혼·양육권까지 다투게 됐다면」 › 이 주제를 법무법인 존재 블로그에서 더 깊이 확인해 보세요.